시월 첫날에
구월이 가고
시월이 왔다.
그늘은 서늘하고
햇볕은 여전히 따갑다.
무더위와는 안녕이다.
바람은 제법 차갑고
하늘은 더욱 높아졌다.
하늘의 아름다움은 가을이다.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돌덩이가 날아오는 듯
깜작 깜작 놀란다.
발에 밟히는 도토리가 탐스럽다.
칙칙한 낙엽은
볼품없이 나뒹굴고 있어,
쓸쓸한 모습이다.
반바지와 반팔T가
추워 보인다.
젊은이들의 패기다.
가을이 또렷해져
금년도 벌써 다 지나간 듯
섭섭한 구석이 밀려온다.
들려오는 세상사는
하나같이 실망뿐이다.
헛되고 덧없으니
세월의 무상함뿐이다.
낙엽이 쌓이듯
허망함과 허무함이 쌓인다.
게다가
보람을 느낄만한 추억이 없으니
허탈하고 허전하다.
덧없이 빠른 세월은
속절없음만 깊어간다.
부질없는 세월한탄에
인생무상이 밀려온다.
하지만,
오늘도 무탈하게 별일 없으면
잘 지내고 있는 것이고
그게 바로 행복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