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룩하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가
영리하고 영악하며 똑똑하다.
계산도 빠르고
유/불리 판단도 신속하다.
경우가 밝으며,
사리판단이 명확하다.
자기에게 좋거나 유리하고
이익이 되면 악착같이 챙긴다.
어수룩한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자고
꼬치꼬치 따지고 들면
똑똑하다는 말을 들을지는 몰라도
마음 상할 까봐 그럴 수도 있지 하거나,
혹은 내가 좀 손해를 보지하고 넘어가면
어수룩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모자람을 채워주고,
어리석음을 감싸주며,
미숙함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것이
슬기로운 인간관계다.
영악한 사람은
상대방을 긴장시키지만
어수룩한 사람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준다.
영악스러운 사람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쉽지만,
어수룩한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받는다.
겸손하거나 양보를 잘 하기 때문이다.
바른 말을 주저하고 눈치를 살피거나.
책망이나 핑계를 꺼려하며,
내 잘못으로만 여긴다.
대개 소극적이고 피동적이다.
자신감이 모자라서
양보하는 쪽을 택한다.
약삭빠르지 못해,
자기이익이나 자기주장보다는
양보나 배려를 선택한다.
이제는 가끔 어수룩하게 사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