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아버지 사진

Peter-C 2017. 6. 23. 07:45



아버지 사진

몇 일전 아버님 기일 때
산소에서 매형께서
내 졸업식 때에 찍은 아버님 사진을
형제들에게 선사를 했다.

작은 액자에 넣어
책상머리에 놓으면 좋은 크기였다.

아들의 졸업임관식이니
자랑스럽고 좋으셨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린 기억이
별로 없다.
그때뿐이었을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군 관계 뉴스를 접할 때 마다
내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군사 작전이나 훈련의 위험성도,
상하 사람들과의 사이도,
내 언행도,
내 건강도,
늘 걱정을 하셨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쳤다.
잘 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사실 난 군 복무 중이라는 핑계로
아버님에 대한 생각과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다.
당연한 듯 나만 알았다.

나의 군 생활은
자랑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부끄럽지만은 않다.

훌륭하지는 못했지만
떳떳하지 못한 것만은 아니었다.

최선의 노력, 진력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비굴하거나 비겁하지는 않았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핑계는 싫지만
능력이 부족했다는 말은 거부할 수가 없다.

사실 실력이 모자랐다.
누구 탓을 하겠는가.

다 내 잘못이고
나의 결점이요, 부끄러운 단점이다.

공부도 게을렀고,
자만과 오만에 빠졌었고,
겸손하지 않았고,
성실하지 못했다.

아버지 사진 앞에서
필요 없는 넋두리를 하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나의 잘 잘못을 낱낱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잘 살아 온 삶이냐 하면
그렇지 못하다.
이도저도 아닌 인생을 살아왔다.

그렇고 그런 삶이라면
성실하기라도 해야 했는데,
진실하고 참된 삶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잘 살아야하지 않겠나.
그래야 부족한 효를
조금이라도 만회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