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옛 전우와의 점심

Peter-C 2017. 6. 28. 06:04

옛 전우와의 점심

오늘 점심을 같이한 사람들은
1973년부터 3년 동안,
군수사 제원처리실에서
Programmer로 같이 근무를 한
전우(戰友)들이다.

물론 사병출신들이지만
형님 동생으로 지내왔고,
같이 늙어가는 신세다.

미국의 군사원조로 우리 육군 군수사에
대형 Computer IBM이 들어왔었다.

그때 군수사는
병기, 수송, 병참, 공병, 화학, 의무 등
군수 7대 병과의 군수품을
저장, 관리, 보급하는 임무를 수행했었다.

군수품들은 대부분 시장성 품목들이어서
부정부패와의 전쟁도 만만치 않았었다.

해서, Computer도입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군수관리, 군수지원을 목표로 했다.

내가 그때 하는 일들은
Computer로 군수품의 저장관리, 창고관리를
도와주는 일이었다.
어느 군수품이
어느 창고, 어느 열, 어느 오에
얼마만큼이 있다는 것을
Computer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것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물조사도 하게 되었다.

재물조사도 정기, 수시 등 여러 가지가 있었고,
재물조사가 결정되면 즉시
모든 군수, 보급행위가 동결되는 것이다.

부족하면 수사가 진행되고
변상 조치가 이루어지는 대단한 일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Computer에 의한
군수품들의 저장관리와 재물조사가 주였다.

Programmer는
Computer와의 싸움이었다.
Computer는 어디까지나 기계였다.
점 하나에 울고 웃었다.

우린 서로 누가
Computer를 더 잘 다루는가를
경쟁했었다.

최첨단 기술, Computer를 다룬다는
자부심도 대단했었다.

한 친구는 그동안
간 이식, 심장 수술 등 투병 생활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자세히 실감이 나도록 이야기를 해서
애틋한 마음으로 한참을 넋을 잃고 들었다.

지금은 건강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꿈이나 Drama같은 세월들이 흘러갔다.
다시 못 올 내 청춘이다.

막걸리 잔을 기우리며
옛날로 돌아갔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