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어머니의 기원(祈願)

Peter-C 2017. 7. 22. 05:54

어머니의 기원(祈願)

가족들의 무병장수(無病長壽),
자식들의 입신양명(立身揚名),
식구들의 수복강녕(壽福康寧),
진정으로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어머니께서 무슨 날이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떡을 해서 집안 곳곳에 놓고
간절하게 두 손 모아 비르셨다.

자식들은 기복신앙, 무속신앙이라며
애써 무시하는 태도였지만,
아버지께서는 무언의 지원을 하셨다.

어느 신앙이든 종교든 간에
착한 마음, 올바른 행동을 거부할까.
자식들의 고운마음, 바른 행동을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다.

음력 정월에는 어딜 다녀오셔서
식구들을 모여 앉혀 놓고

누구는 금년 여름에 물을 조심하라신다.
누구는 금년에 남 싸우는데 끼어들지 말라신다.
누구는 금년에도 밤길을 조심하라신다.

등등 신신당부를 하신다.
거의 매년 같은 말씀이시다.

아마도 어머니는 할머니로부터 배웠을 것이다.
할머니는 또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그렇게 대대로 이어 온 풍습일 것이다.

하늘에도 빌고,
산에도 빌고, 강에도 빌고,
바위에도 빌고, 나무에도 빌고,
장독대에서도 빌고, 부뚜막에도 빌었다.

내가 모르게 저질러진 죄업도
모두 용서해달라고.
지극정성으로 아주 깨끗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빌고 또 빌었을 것이다.

요즘은 종교라는 이름 때문에
그 풍습이 사라졌다.
어머니 마음까지야 사라졌겠나.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유대인 격언이며 책 제목이다.

어느 글쟁이는
어머니에 대한 글을 써 본 기억이 없단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글썽거려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단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며
순박한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을
어머니의 기원하는 마음이
가슴에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