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가는 그대에게
법정으로 가는 그대에게
기자들 앞에 선 그대를 봤다.
보고 싶지 않지만 눈에 들어왔다.
분통이 터진다는 말이
이렇게 실감이 날 줄이야.
천박하고 저질스러워 구역질이 나고,
어이없고 한심하기 그지없어 역겹다.
누구든 30분 안에
죄인으로 몰수가 있단다.
역사가 거꾸로 흘러,
이조시대 당쟁보다도 더하다.
인생은 연습이 없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그대에게
힘겨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험난한 정의의 길이다.
그대는 대한민국 그 누구에게도 매우 소중하다.
그대가 잘못한 것이 과연 무엇이더냐?
그대는 누구보다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을 다했다.
그대는 누구보다도 사심을 버리고 나라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고,
그대는 누구보다도 훌륭히 살아왔고,
그대는 누구보다도 성실히 살아왔다.
그대는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대는 누가 뭐래도
나의 자랑스러운 동기생이다.
그대가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고난에 빠졌는데도
나는 아무런 힘도 보탤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허탈과 허망하니
그대는 오죽이나 하겠나.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고,
강물은 바다로 묵묵히
도도하게 흘러간다네.
씩씩함을 절대 잊지 말고,
불의에 무릎 꿇지 말라.
역대 국방부 장관들 앞에
면구스럽지 않을지니.
그대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개선장군처럼 늠름하게 위엄을 뽐내라.
그대답게 자신감을 잃지 말라.
절망을 버리고,
두려움을 버리고,
쓸데없는 걱정을 버려라.
겁내지 말라.
싸워서 이겨라.
용기를 잃지 말라.
절대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
자존심으로 꿋꿋이 맞서라.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불의를 미워하라.
자신을 믿어라.
그대를 성원하며 환호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
지금껏 그래왔듯이 그대답게
사심 없이 정의만을 쫓아라.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무섭게 가라.
뚜벅뚜벅 힘차게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