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lator냐, 계단이냐?
Escalator냐, 계단이냐?
Escalator가 옛날에는
고급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지하철역마다 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이
Conveyor로 옮겨지는 모습처럼,
사람들도 영락없다.
Escalator를 철저히 믿고
온몸을 온전히 내맡긴 모습이다.
Escalator 역시 묵묵히 사람들을
올리고 내려준다.
하루 종일.
그것도 끈질기게.
불평도 불만도 없다.
피곤도 모르고
짜증도 없다.
지친기색도 없다.
당연한 듯
반복에 반복이다.
간혹 Escalator사고 발생 News나,
정비나 고장수리 간판이 전해진다.
경계심은 그때뿐이다.
Escalator에 몸을 맡긴 순간부터는
바쁜 사람이나 느긋한 사람이나
기쁜 사람이나 슬픈 사람이나
남녀노소 구별이 없이,
Escalator와 한 몸이다.
Escalator에
올라 선 순간부터 끝나는 곳까지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가 있다.
잠시 후에 끝에 닿는다는
안도감에 빠진다.
그런 신뢰감이 또 어디에 있을까.
Escalator가
숭고해 보인다.
사람들은 미안하거나
고마운 기색도 없다.
당연한 듯
앞사람 뒷모습만 보고 가는 모습이
너무도 피동적이다.
때론 나약해 보인다.
각기 다른 일상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똑같은 일상처럼
Escalator는
차곡차곡 올라가고 내려간다.
쌓여가는 게 아니라
아쉬움도 없이,
허망하리만치
흩어져 사라져간다.
노약자들에겐 편리한 수단이지만,
젊은 현대인들에겐 운동량 부족이란다.
전에는 Escalator에 사람이 많으면
계단을 이용했었다.
요즘은 나도 모르게
Escalator를 이용하려든다.
Elevator나 Escalator보다는
계단을 이용해서 다리근육을 강화하란다.
나이가 들수록 하체근육이 필요하단다.
이제부턴
Escalator의 노고(勞苦)(?)를 생각해서
계단으로 다녀야겠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의지(意志)의 시험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