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의 넋두리

Peter-C 2017. 12. 19. 09:07

노년의 넋두리

“은퇴”라는 말을 실감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 할 일들이 스쳐지나가면서
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반드시 꼭 해야 할 일들이 없다.
여유를 부릴 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침에 6시에 버릇으로 눈이 떠지지만
더 자고 싶으면 이불 속에서
얼마든지 더 개길 수가 있어서 좋다.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나면
누구의 허락도 없이 하면 된다.

“날씨가 춥다.”,
“과로가 아니냐?”,
“무리 하지 말라.” 등
잔소리를 들을 뿐이다.

마음먹으면
집안일도 도와준다.
설거지, 청소, 세탁 등
할 일은 사방 천지다.
즐거운 일들은 아니다.

서울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지하철이 공짜니까
운동 삼아 지하철역까지 걸어간다.
가진 것이 시간뿐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주민센터에서 문화교실도
노인은 특별대우를 해준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아도
막상 하려니 드럼밖에 없다.

어딜 가도
“어르신”,“아버님”등의 호칭으로
노인대접을 받는다.
물론 싫을 때도 있고,
싫지 않을 때도 있다.

고궁을 비롯한 웬만한 명승고적지의
입장료는 무료다.

겨울에 독감이 무섭다고
노인들은 무료예방주사다.

아파트 단지네 헬스클럽도
노인은 무료다.

대접만 받아서 미안하니
이 세상엔 공자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눈이 오면 제설 작업도 나서서 하고,
헬스장 정리 정돈도 반듯하게 한다.

자칫 노년 우울증, 치매니 뇌졸중이니
겁나는 질환들이 지뢰처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노년을 긍정적으로 즐겨야한다.
좋지 않은 것들은 피한다.

책도 읽어야 하고,
글쓰기도 해야 하고,
산책도 해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드럼 연습도 해야 하고,

인터넷도 봐야 하고
핸드폰 메시지도 봐야 한다.

잠시도 가만히 있을 여유가 없다.
진작 이렇게 살았어야 했다.

노년의 행복이다.
건강할 때 누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