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연말 풍토
바뀐 연말 풍토
몇 년 전만 해도
이때쯤이면 연하장을 한 묶음 사서
이곳저곳 안부를 겸해서 인사를 했었다.
평소에 문구류를 취급도 안 하던 상점에서
연하장과 X ̵Mas Card를 진열해
연말 분위기를 부추겼었다.
문구점에 가서
최신 유행이냐, 고전이냐 고민을 하며,
얼마큼을 사야하나 숫자를 헤아려 구입하고,
덕담 문구를 생각하고 골라서,
Sign Pen이나 붓Pen으로 정성껏 써서
우체국에 가서 보내는
품을 팔아야했었다.
제법 큰 연말 행사였었다.
연하장과 성탄 카드를 주고받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도 퍽 괜찮았었다.
이젠 옛 추억거리다.
요즘은 핸드폰이 그 모두를 해결한다.
문자, 그림, 영상 등
방법도 가지가지다.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에게
보내기도 받기도 한다.
비용 걱정도 없다.
편리해서 너도나도 하니까
예의가 아닐까 걱정도 안 한다.
하기야 어떤 때는
너무 형식적인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서 내가 보낼 때는
그런 느낌이 묻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한다.
너무 간단하다보니
속내를 충분히 다 담을 수가 없다.
또 이때쯤이면
새해 달력과 수첩을
연말연시 선물로 주고받곤 했었다.
요즘은 핸드폰에게
달력과 수첩역할을 다 빼앗겼다.
굳이 비용을 들여
인쇄하고 만들 필요가 줄어들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첩에 깨알같이 뭔가를 써서
소중한 보물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난 아직까지 수첩도 쓰고 핸드폰도 쓴다.
연말에 수첩을 뒤져보니 별로 사용한 흔적이 없다.
아무래도 한 가지만 써야겠다고
맘을 먹고 있지만 실천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수첩도 필요한데,
새해 수첩이 옛날처럼 흔하지가 않다.
기업에서조차 새해 수첩과 달력의 소요를
적게 책정하는 모양이다.
지난 1 년 동안 빚진 것을 갚듯이
감사했던 마음, 은혜로웠던 일,
미안스러웠던 일, 실수는 없었는지,
용서를 바라는 마음 등을
주고받는 연말이다.
이 같은 내 마음을
온전히 다 이해와 함께
전해질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