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심사(心思)
고약한 심사(心思)
날씨가 추우니
심사(心思)까지 고약해진다.
괜한 투정을 부리거나
예삿말도 달갑지 않게 들린다.
뭐든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사사건건 시비(是非)다.
심사가 편치 못하다.
상대방은 좋은 뜻으로 한 말도
내 귀에는 거슬린다.
이유도 없이 못마땅하다.
정확한 것은
말이 언짢은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언짢은 것이다.
내 심사가 뒤틀렸다.
하는 일마다 꼬인다고 생각한다.
기다리는 버스도 늦게 오고
지하철에 앉을 자리도 없고
보이는 사람마다 밝은 얼굴들이 아니다.
툭하면 이렇게 심사가 틀어진다.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일어나니 더욱 미친다.
자주 그러니 문제다.
시도 때도 없다.
예측할 수도 없다.
내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것 같아
몹시 섭섭하다.
나의 깊고 깊은 속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심사가 꼬여 말도 안 하니
상대방이 내 마음을 어찌 아나.
그저 내 마음을 왜 못 알아주나,
관심이 없다 여긴다.
그것만 섭섭해 한다.
잔뜩 찡그린 얼굴이 아니면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다.
상대방도 좋을 리가 없다.
마음에 맞지 않으니
괜한 어깃장을 놓다.
그래놓고는 마음이 편치 않다.
내 스스로도
내 고약한 심사가 얄밉다.
누구든 하는 말마다
고깝게 들린다.
잔소리요, 핀잔이라 여긴다.
심사가 괜히 삐뚤다.
언행이 고울 리가 없다.
게다가 아주 쉽게 서운해 한다.
어울리지 않게 토라진 모습이다.
매사가 못마땅하다.
괜히 다급하고 조급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데도 서두른다.
쫓기는 듯하다.
손에 잡히는 일도 없고,
지긋하지 못하다.
이럴 땐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나.
이럴 땐 마음을 어떻게 다독이나.
이럴 땐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나.
아직도 멀었다.
나이만 먹었지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
이럴 땐 눈치껏
소주를 내밀면
최곤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