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짧은 글
핸드폰의 짧은 글
딱히 할 일이 없거나,
멋쩍거나 심심하면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지하철에서 보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 다 그렇다.
심각하게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서 히죽히죽 웃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열심히 손가락으로
그 작은 자판을 날랜 솜씨로 쳐댄다.
내가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것은
좋은 글, 착한 생각의
그림과 글이다.
혼자만 보기 아까우니
얼른 떠오르는 사람에게도
보면 좋겠다고 내게 보냈으리라.
간단한 겉치레 인사로 응답한다.
때론 몇 마디 적어 보낸다.
보내기 직전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깊은 사려(思慮)가 요구되는 일이다.
짧고, 허접하지만
세상을,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한
나의 느낌이 담겨져 있다.
핸드폰으로 주고받는 짧은 글들에도
생각과 마음이 묻어난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이면
따로 Memo도 해 둔다.
볼품없는 짧은 글이지만,
때론 유명인의 명언(名言)처럼
일희일비(一喜一悲)한다.
좋은 일이나 기쁨이 있으면
같이 나눈다.
때로는
억울하고 기분 좋지 않은 것은
서둘러 진압하고 위로하기 위해
글로서 씻어 버린다.
글로 표현하다보면
차분해지고 정리가 된다.
아주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비록 짧은 글이요,
급히 서둘러 생각해낸 글이지만
거기에 내 마음이 있다.
정성과 진심으로 응답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보는 이가
내 마음을 읽을 것이다.
받아보는 이의 마음도
헤아리게 되어
사랑과 정이 돈독해진다.
짧은 글이 주는 감동은
깊고 긴 여운이 있다.
인생 좌우명이 될 수도,
자기성찰의 계기도 될 수도 있다.
우울한 기운이 몰려오면
핸드폰을 열어 응답거리를 찾아
간단한 글쓰기를 한다.
짧은 내용이지만
만족스러운 글이다 싶으면
기분이 한결 가뿐해진다.
나만의 기분전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