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공양게(供養偈)

Peter-C 2018. 5. 10. 07:43

공양게(供養偈)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성석제외 지음>을 읽었다.
여러 작가들의 절밥이야기다.

첫 Page에 “공양게(供養偈)”가 있다.
식사를 “공양”이라 한다.
불교식 식사 전 기도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

뭇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이 음식을
덕행이 부족한 내가 먹기에 부끄럽다?

다음으로 재미있는 건
“절정수[絶情水]”다.

스님들이 공양 때,
그릇을 가셔 내 마시는 물을
속세에서의 정분을 끊어내는 물이라는 뜻으로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다.

나를 비롯한 대개 어른들은
밥을 다 먹고 난 후
밥그릇에 숭늉을 부어 마신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를 보고 질색(窒塞)한다.

밥그릇에 남아 있는 쌀 한 톨이라도
아껴 먹는 습관이다.

그 쌀 한 톨이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겠나.
그 정성과 사랑을 생각해서
고마운 마음을 잊으면
죄가 된다는 뜻이다.

절 밥은 큰 그릇에 반찬까지 한꺼번에 얹어주어
대개 비빔밥으로 먹게 된다.

먹고 난 후 김치 한 조각으로
그릇을 깨끗하게 씻어 내
그 물을 마신다.
보통 사람들에겐 힘든 일이다.

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산행을 하다보면 산사(山寺)를 둘러보게 된다.
합장도 하고 절도 한다.
또 절밥도 먹은 적이 있었다.

어느 절에서는
평일에도 점심시간에 맞추어 가면
등산객에게도 공양을 제공한다.

어떤 날은 절에서 떡을 큰 쟁반에 놓고
오가는 등산객들이 먹도록 해서
맘껏 배불리 먹었던 적도 있었다.

며칠 있으면 부처님 오신 날이다.
그날 가까운 절에 가서 점심공양을 해 볼까.

참, 식사 후에
밥그릇에 물을 부어
습관대로 숭늉처럼 마셔야 할지,
그만두어야 할까?

젊은이들과 식사를 할 땐
그들이 싫어하니까 그만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