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여름모기

Peter-C 2018. 7. 31. 06:01

여름모기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 시기가 오면
모기에 물리면 뇌염에 걸린다며
무척이나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밤에 잠을 자려는데
모기 소리가 나면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잠이 휙 달아난다.

모기 사냥에 한참 동안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그 모기 마지막 한 마리까지 잡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어느 스님이 쓴 책에
“모기 자부”이야기가 나온다.

“해 질 녘이 되어 시어머니 모기가 외출을 하면서
며느리 모기에게 말했다.

“얘야, 오늘 내 밥은 하지 마라.”고 당부를 하자
며느리 모기가 그 이유를 물었다.

시어머니 모기가
“마음씨 고운사람 만나면 잘 얻어먹을 것이고,
모진 놈 만나면 맞아 죽을 테니
이러건 저러건 내 저녁은 하지 마라.”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는
나도 모진 놈 안 되려고
가끔 헌혈 보시하고 삽니다.”

“모진 사람!”
“모질지 못해 손해만 보고 산다.”
“세상 살려면 좀 모질어야한다.”
흔히 하는 말이다.
난 모기에게만은 모진 놈이다.

이 여름에 모기들은 수행하시는 스님들을
얼마나 괴롭힐까.
모진 건 스님이 아니라
모기라는 생각이 든다.
끈질기게도 달려든다.

스님들 말씀 중에
을지문덕, 이순신 장군 이야기가 나오면
“죽였다.”,“전멸시켰다.”라는 표현보다
“물리쳤다.”,“쓸어버렸다.”등의 말을 쓴다고 한다.

“살생(殺生)”이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진다.

얼마 전, 은악회장께서
Trumpet을 배우고 있는데
“모기 눈곱만큼도 늘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말을 들었다.

그 작은 모기에
보이지도 않는 눈에
눈곱이라니.

Pianist Artur Rubinstein은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저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평론가)들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들이 압니다.”라는 명언을 했단다.

그러면서 연습을 하면
“조금이라도 발전하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있어 한단다.
“모기 눈곱만치”라도 발전의 기미 때문에
90 나이에도 연습을 하셨단다.

Golf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말을 Golf에 즐겨 인용한다.

하찮은 모기라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