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계절

Peter-C 2018. 9. 3. 07:40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계절

아버지의 생애는
왜정시대(倭政時代)와 6.25동란(動亂)을 거친
험난한 세상살이였다.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고난의 세월을 지낸 삶이었다.

7남매의 식솔을 거느리느라
온갖 고생을 다 하셨는데,
내가 지금 어찌 다 이해를 할 수가 있을까.
사실 난 그다지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다.

지금 나는 다만 추측뿐이다.
그 시절 아버지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사랑스러운 손녀를 생각하자니
아버지의 마음이 떠오르고
나는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부모의 바람은 자식이 글을 읽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글 읽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도
글을 읽으면,
부모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자 없다.

아아!
그런데 나는 어찌 그리 읽기를 싫어했던고.”

연암(燕巖) 박 지원(朴趾源)의
뒤늦은 탄식(歎息)이란다.

아버지께서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했고,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셨다.
얼마나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하셨을까.

학교 공부를 게을리 하는 나를 볼 때
얼마나 가슴이 저렸을까.
못마땅하기 이를 데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공부를 게을리 했다.
당연히 아버지의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세상에 자식에게 잔소리하기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있을까.

John F. Kennedy의 아버지
Joseph P. Kennedy가
아들에게 쓴 편지 내용의 일부란다.

“아들아, 나는 잔소리꾼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
잔소리를 하는 것은
아버지의 본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는 너는
확실히 훌륭한 재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네가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어리석은 노릇이 아니겠니?”

아들은 이 편지를 읽고
개과천선(改過遷善)했음이 분명하다.
미국의 대통령까지 했으니.

잔소리를 듣기도 하기도 유난히 싫어하지만
아버지의 잔소리를 다시 들을 수만 있다면.

추석이 있는 9월이다.
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