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하늘

Peter-C 2018. 10. 9. 07:53

가을하늘

하늘은 역시 가을하늘이다.
높고 푸르고 맑다.

“하늘은 알고 있다.”
“하늘 무서운 줄 알아야한다.”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하늘을 원망해야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늘은
아는 듯 모르는 듯
거대한 존재로만 있다.

하늘은 여전히 무심한 듯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답다.

슬플 때,
원통할 때,
세상이 어지러울 때,
세상 이치가 맞지 않을 때,
나는 하늘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한탄한다.

아니,
내 마음을 달래고,
희망을 가다듬는다.

기쁠 때에도
하늘을 향해
고맙다고 자랑스럽다고
인사를 올린다.

소원성취(所願成就)도
하늘에 기원한다.
감사함도 고백한다.

하늘은
절망에 빠졌을 때 희망을 주고
슬픔에 젖었을 때 위안을 주고
기쁨에 찼을 때 더욱 기뻐해 주고
불안에 빠졌을 때 마음을 토닥여 준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을 상대로 살지 말고
하늘의 이치,
하늘의 법대로 살겠다는 뜻일 게다.

밝고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여유요, 행복이다.

인간은 하늘아래 산다.
천국에 산다는 건
생명을 다한 것이다.
그러니
천국을 꿈꾼다는 것은
모순이다.

하늘을 바라보고 사는 이 땅은
내게 밉게 굴어도 예쁘게 보이고,
슬픈 일이 생겨도 노래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일하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어도 웃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하지만
하늘을 머리에 두고
하늘의 이치대로
산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저 하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 사는 거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것을 깨닫는 과정이다.

삶이 익어가고
인생이 깊어지며
향기로워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