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이야기

면목이 없다.

Peter-C 2018. 12. 27. 07:02

면목이 없다.

햇수로 2년,
일 년 반 동안 내내
미안하고 염치가 없었다.

매주 금요일에 참석했었던
서초 음악실 “은악회” 말이다.

그동안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넘치는 배려 덕분에 참여를 해 왔다.
내게는 분명 과분한 일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해볼 것이라고,
하면 될 것이라고 여겨,
용기를 내어 참여를 해 왔다.

참고 기다려 줬는데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정말 어렵고 죄송하고 부끄럽다.

용기를 내
결단을 짓지 않으면
틀림없이 더 큰 잘못과 실수로
이어질 것 같다.

애초부터 도움을 주리라
생각은 안했지만
폐만 많이 끼쳤다.

그동안 기대를 하며
아낌없이 지도를 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보답은커녕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지고
잘 되리라는 전망도 보이질 않는다.

부담만 주고 있는 내 꼴이란
정말 면복이 없다.

연주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방해자 노릇을 해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구도
싫은 소리 한 번 없었다.

나의 드럼 솜씨는
음악이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였다.
회원들이 많이 참고 참았을 것이다.
언젠가는 잘 되겠지 하며
굉장한 인내심으로 기다려줬다.

이제 음악적 재능도 노력도
턱없이 부족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내 실력이 안 된다는 점이다.

내겐 분명 좋은 경험이요,
아름다운 추억이며,
절대 잊을 수 없는 감사한 순간들이며,
가치 넘치는 일이었다.

향후 발전 가능성도, 자신도 없다.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될 성 싶지 않다.

양심상 도저히 계속 할 염치가 없다.
더 이상 부담과 폐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고 결론이다.

처음부터 그러하리라 여기고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이건 아니다 싶다.

그동안 아낌없는 이해와 성원을 보내주었는데
보답을 못해 염치가 없고,
죄송하고,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모두들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를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