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술
처세술(處世術)
내 앞에서는
이놈 저놈하며 온갖 욕을 퍼붓더니만
정작 그 사람 앞에서는
제일 친한 듯 지내는 것을 보면서
그의 처세술에 감탄한 경험이 있다.
요즘 권력의 앞잡이요, 핵심인
검찰총장이 외국 출장 중에
청와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일부에선 용기가 있는 언행이라 치켜세우지만
일부에서 처세술이라며 폄하를 하고
일부에선 청와대와 짠 각본이라 의심한다.
진작부터 반듯하고 올바른 처신을 했었더라면
그런 오해가 없었으리라.
소위 국가4대 권력기관장은
국세청장,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총장이란다.
그 국가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그동안 어떻게 처신을 해 왔기에
“처세술”이라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등
저질스러운 평이 나돌까.
한심하기 그지없다.
권위와 기품이 사라졌다.
이래저래 천박해 보인다.
“처세술”이 얕은 꼼수처럼
좀 부정적인 의미로 비춰진다.
아들의 군복무시절에
내가 틈틈이 책을 보내줬다.
같은 내무반 녀석들이 배달되는 책마다
“처세술”에 관한 책이라며 불평을 하더란다.
연애소설 같은 재미있는 책을 바랬던 모양이다.
내 생각에 군 생활에서
가장 크게 배우는 것이 인간관계라 여겼다.
제대 후에도 장차 사회생활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라 생각했다.
올바른 가치관, 생활관, 사생관, 국가관, 등
반듯한 철학을 함양하길 기대하며
그런류의 책들을 보냈다.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인간관계 등
사리판단기준을 정립하는 것을
처세술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처세술”은
올바른 생각과 진솔한 마음이 바탕으로
늘 올곧고 한결같은 언행이다.
얕은 생각과
속이 보이는 짓은 아니다.
믿음, 신뢰성이 근본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사람을 쓸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다.
아무리 올바른 말을 했다한들
그동안에 쌓아온 언행이 의심스러우면
물거품이요, 오히려 경계를 하게 된다.
나라의 지휘부, 권력의 핵심에서
벌어지는 일이 나로 하여금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