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대에서 동작동까지”
“화랑대에서 동작동까지”
그랬다.
소설이나 Documentary 제목이 아니다.
그들이 먼저 실행에 옮겼다.
동작동 현충원 충혼당에서
26명의 그들을 생각하는 날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들의 명예로운 삶을 기억하는 날이다.
그들은 지금
더 좋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보고 싶다.
나는 이렇게 살아있는데
그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
핸드폰이라도 하면
응답이 올 것만 같다.
그대들과의 연결다리는
같이 공부를 했고,
같이 고난을 이겨냈고,
함께 고통을 견뎌냈다는
동기애이다.
그대들을 생각하면
“죽음”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죽는 게 어떤 건지,
죽어 있는 게 어떤 건지
단지 상상할 뿐이다.
죽어가는 삶이지만
죽지 않을 것같이 살고 있다.
아름답게 죽기를
우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평생 살면서 죽음이란 경험은
단 한 번밖에 없다.
70이든, 0이든
10년 후든, 20년 후든,
죽는다는 건 분명하다.
“왜 하필 나인가?”
“안 될 것도 없잖아?”
순서가 없다.
먼저 가는 사람이 형님이다.
내 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니
내 의지로 떠날 수도 없음이다.
그대들의 죽음을 통하여
나는 좀 더 겸손해야함을 깨닫는다.
그대들의 죽음과 그대들의 삶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게 된다.
어느 글쟁이는
“죽음이란 잠이나 다름없으니
죽는 것도 괜찮다.”라고 했다.
죽어가면서 살고 있는 요즘
가장 큰 위안이 되는 것은
바로 동기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음을,
죽어가는 삶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대들이 나에게
어떤 당부를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라고 하는지
알 듯하다.
편히 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