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잘 가시오 L!

Peter-C 2019. 8. 2. 07:01

잘 가시오 L!

고생 많았소.
그간 얼마나 애를 태웠소?
얼마나 억울했소?

누굴 탓하랴.
왜 나냐?
내가 뭘 잘못했냐?
원망도 많았겠지요.

모두들 뇌졸중을 무서워하지.
겁내지 않는 사람이 없지.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지.

나도 혈압 약, 혈전 약을 먹고 있다오.
병중에 제일 잔혹한 병이라지요.

그래도 그대는
잘 버티고
잘 견뎠소.

이제 해방된 기분이 어때요.
모두 잊어버리시오.
전부 내려놓으니
편안한 마음이겠지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그대!
매사에 적극적인 그대!
너그럽고 여유로웠던 그대!

옛날 디귿자 광장에서
육체미 대회에 출전하다고
운동을 하던 그대 모습이 떠오르네.

충청도 증평근처 어느 골프장에서
운동을 했던 그대와의 기억이
그리움과 함께 아련하네요.

지척에 살면서
밥 한 끼 함께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아쉽구려.

그대는 참 열심히 살았소.
충청도 말투답게 순박했지요.
늘 올곧은 생각과 마음을 지니셨지요.

그대의 정겨운 충청도 사투리가
귓가에 맴돌며 그립네요.

소박하고 붙임성이 많아
그대 곁엔 늘 친구들이 많았지.

그대는 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게요.
친구들이 늘 곁에 있을 거요.

이제 모두들 하나 둘씩
그대 가는 길을 따라 가겠지.
누가 먼저냐, 나중이냐 이지.

나라가 시끄럽고 위태로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어찌 마음 편히 가실까.

걱정을 마세요.
모두 다 잘 될 겁니다.
편이 쉬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