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아들아!
너도 이제 곧 사십이 되는구나.
회사에서 중견간부요,
딸과 아내가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
모를 리가 없다.
다 아는 이야기, 잔소리를 하자니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해야겠다는,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간곡한 마음으로 한다.
모름지기 남자에게는
술, 여자, 돈 이 세 가지의
유혹과 위험이 늘 함께하고 쫓아다닌다.
한 번 걸려들면
패가망신(敗家亡身)이다.
먼저 돈이다.
재무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너는
금융사고가 나면
인생 끝이라는 것을
너는 이미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여자!
여자를 좋아하다고
평이 있는 사람을 경계하라.
그는 결코 좋은 인간이 아닌 위험인물이다.
비리와 부패와 회계 사고에는
반드시 여자가 끼어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술이다.
내가 이글을 쓰는 본론이다.
할아버지는 네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지만
나는 아버님 생전에
아버지께서 술을 드시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버지께서 친구 부친 문상을 가셨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소달구지에 실려서
집에 돌아오셨단다.
그 후로 단주(斷酒)를 하셨기 때문이다.
형과 내가 술을 하는 것에 대해
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피할 수는 없지만
좋은 안주로 해서
좋은 술을 마시라하셨다.
하고 싶은 말을
술의 힘을 빌려 하는 것도 비겁한 것이고
용기를 내는 것도
술의 힘을 빌리면, 당당하지 못한 처사다.
술을 마셨다 해서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는 것도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술에 취했다 해서 실수를 용서받을 생각이면
비겁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술을 잘 마신다, 술이 세다,
술을 좋아한다는 Image는
자랑거리가 아니라
조롱거리란 것을 알아야한다.
왜냐하면 말실수가 많아지고
옳지 못한 행동도 쉽게 튀어나와
우습게 보이고 위엄이 가벼워지고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술 마시기를 늘 좋아하는 사람치고
믿음직한 가장(家長)은 드물다.
회사일도 잘 꾸려나가질 못한다.
늘 술을 마시니 건강하지도 못하다.
늘 피곤에 절어 일에 소극적이다.
술을 잔득 마신 다음날,
어떻게 맑은 정신으로 근무를 하겠는가.
모르는 것 같아도 너의 주변 사람들은
너의 술자리 버릇, 자제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신뢰를 할 수가 있는가, 없는가.
사람 됨됨이가 어떤가.
큰 그릇인가, 소인배인가.
이제 약점이나 허점을 잡히면
회복하거나 용서 받기 힘든 나이다.
무엇보다도 네가 흐트러진 자세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가족들은 너를 걱정하고 불안하여
초조 해 하고 있음을 명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