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故 김 길한 동기
Peter-C
2019. 10. 25. 07:32
故 김 길한 동기
동기생이지만 졸업 후,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하거나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둔촌동 주공 아파트
같은 단지에서 살았다.
그때 골프를 몇 번 함께
Rounding을 했었다.
골프장에 오갈 때
한 차로 다녔다.
그나마 그런 추억을 지니고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대는 말이 별로 없었다.
외교관으로 외국생활을 많이 했으나
조금도 그런 티를 내는 법이 없었다.
군사(軍事)에 관해,
軍 동기생들의 동향에 대해
이러저런 궁금한 점도 많았을 텐데
굳이 알려고 애를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무관심한 것도 아니었다.
자기 자랑을 늘어놓거나
자기 이야기를 장황하게 말하는
Style도 아니다.
잘 난 척을 하거나
나대는 일도 없었다.
꼭 필요한 말만 하는 성격이었다.
점잖은 외교관답게
겸손하고 진중(鎭重)했다.
골프도 국제신사답게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동반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다.
은퇴 후에 안양인가 어디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한다며
놀러 오라했는데
한 번을 가 보질 못했다.
미안하고 아쉬운 일 중에 하나다.
그대는 살아생전에 성실했고,
자기 직분에 최선을 다했으며
착하고 올바르게 살았다.
그대의 삶은
충분히 보람되고 가치 있고,
멋진 한 평생,
후회 없는 인생이었소.
아무런 미련 없이
편안히 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