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연말에

Peter-C 2019. 12. 31. 08:43

연말에

연말은 늘 들뜬 기분이었다.
설레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옛날엔 그랬지만
요즘은 왠지 섭섭하다.

쓸데없이 나이 숫자만 쌓이고,
거역할 수 없는 무기력감 때문이다.

마무리를 해야 할 것,
딱히 정리할 일도 없지만 찾아본다.

좋았었던 일,
기뻤었던 일,
창피스러운 일,
후회스러운 일,
섭섭했던 일,
분노를 못 참았던 일 등이 지나친다.

기억하고 싶은 일,
추억거리는 없는지 살펴본다.

생각나는 사람,
그리운 사람,
보고 싶은 사람은 없는지 살펴본다.

예의상이 아니라 진심으로
연말연시 인사말도 전해야한다.

미안한 마음,
죄송한 마음부터 챙긴다.
감사하고 고마운 점을 끄집어낸다.

삶과 생활도 성찰한다.
반성해야 할 점,
고쳐야 할 점,
새롭게 해야 할 점,
각오를 다진다.

참지를 못해
쉽게 분노하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속내를 보이는 가벼움이 없어야겠다.

자랑스러운 일은 없었나,
잘 했다고 여겨지는 일,
보람된 일,
뜻 깊은 일,
가치가 있었던 일,

뽐내고 싶은 일은
찾기가 힘들다.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생색내기를 하는 듯
부끄럽다.

무엇보다도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계실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삶과

내게 존경과 신뢰를 지닌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다짐한다.

내년에는 금년보다는 더
뜻 깊고
의미 있고
보람된 일들이
많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