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抛棄)할 것인가?
포기(抛棄)할 것인가?
Drum교실이 장기간 휴강 중이다.
소질도 없고 재능도 부족한데
Drum을 계속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살짝 고민이 된다.
즐겁고 좋아하면 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뭔가 해야 한다는, 해야겠다는
뭘 배우고 있다는 명분 때문이다.
그래도 그동안 소일거리가 되었다.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자랑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이왕이면 잘 하고 싶을 뿐이다.
Drum을 배운지 5년이나 됐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그런데 난 뭔가.
“서두르지 말자”
“남과 비교하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드럼교실에 다니면서
마음에 새긴 말들이다.
장기간 휴강으로 큰 고비가 아닐 수 없다.
그만둘까, 끝까지 해볼까.
달리 뭐 대체 취미활동도 없는데,
솔직히 포기할 마음이 생길까봐 걱정스럽다.
잘 하지도 못하는데,
여전히 초보수준인데,
소질도 없는데,
재능도 턱없이 부족한데,
재미는 있었나?
너무 오랫동안 쉬니까
싫어질라 겁난다.
어떻게 시작한 건데,
그래도 흉내는 내잖나?
개강하면 선뜩 달려가려고
이렇게 다짐을 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연습을 해야지.
알량한 실력이지만
잊지 않으려면 두들겨 봐야지.
내 삶에서
끈질기게 해 본 것이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악착같이 끝까지 해 본 것 말이다.
끝까지 노력을 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것 말이다.
난 쉽게 포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악착같은 데가 없었다.
흔히들 말한다.
삶에는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단다.
포기가 패배다.
인간은 패배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라 했다.
운명이라 여겼다.
내 복은 거기까지라 생각했다.
더 이상 바라면 욕심이라 염려했다.
포기하지 말자.
발전이 더디더라도
잘 못한다 책망하지 말고,
즐기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