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모임재개
Peter-C
2020. 5. 13. 08:01
모임재개
COVID19 때문에
한동안 모임을 못했다.
이태원 Club發 Corona가
경각심을 일깨우지만
모임이 슬슬 꿈틀거린다.
모임은
먹고 마시고 떠든다.
박장대소가 끊이지 않는다.
걸쭉한 해학이 오고간다.
익살도 잊지 않는다.
너무 조용하고 점잖으면
재미가 없다.
왜 모였나 싶다.
요즘 세상사가 마뜩찮아
마음이 심란하다.
분노를 감추기 쉽지 않아
목청이 커질라 조심스럽다.
옛날 직장생활을 할 적에
퇴근 무렵이면 눈치를 보며
집에 전화를 했었다.
사무실 회식이다,
동기생 저녁 모임이다,
무척이나 바쁘고
무슨 큰일이나 하는 듯
큰소리를 쳤었다.
하루에 쌓인 Stress를 날린다.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정보도 얻고 지혜도 배우는 자리다.
무엇보다도 음식은
그 어떤 위로의 말이나 몸짓보다도
훨씬 더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나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사람과
함께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반응을 느낄 때
따뜻하고 푸근한 감정 때문에
음식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불안하고 혼란스럽고
걱정스러운 이 세상,
못마땅한 일로 가득한 이 세상,
허전하고 침울함이 몰려 올 때,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세상을 달관한 듯 큰소리친다.
구체적으로 말은 안 해도,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가슴이 푸근해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등산모임도 등산을 마친 후
음식점에서 뒤풀이를 꼭 했다.
맛난 음식을 먹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먹는다.
요즘은 술자리라기보다
함께 식사를 하는 모임이다.
입으로 먹지만
가슴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자리다.
오랜만의 모임인지라
자못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