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늘 높이 날아라!

Peter-C 2021. 3. 13. 07:52

하늘 높이 날아라!

 

한동안 추워서 연날리기를 못했다.

날이 풀리자 연날리기를 하고 싶어

좀이 쑤셨다.

 

드넓은 호수위로 하늘로 연을 날리며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색빛 하늘에

바람을 타고

유유자적(悠悠自適)

연이 날고 있다.

 

때로는 비행기와 겨루는 듯하고,

날아가는 새도 잡을 듯하다.

 

아래는 호수요,

위는 하늘이다.

날고 있는 곳이

하늘인지, 호수 위인지

아무상관 없다.

 

단지 바람타고

이리저리 날고 있을 뿐이다.

 

강풍도 싫고

돌풍도 싫다.

애매하지만 바람은 적당해야 좋다.

 

돌풍이 불면

연은 갑자기 걷잡을 수없이

곤두박질을 한다.

그땐 무척 다급해진다.

보는 사람은

묘기를 부린다고 여길 것이다.

 

연 날리기는

각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

그저 바람에 맡긴다.

 

지나가는 산책객이

옛날 어렸을 적에

연을 날렸었던 추억이 생각난다며

말을 걸어온다.

 

아이를 데리고 산책 나 온 젊은 엄마가

아이에게 “연이다!”, “저기 있다!”라며

열심히 가리켜준다.

 

연날리기에 적합한

청명한 날씨에 적당한 바람이

불어주는 날은 별로 없다.

 

인생사와 비슷하다.

늘 행복한 날이 아니듯,

고통과 고난이 불현듯 닥쳐오듯,

연날리기에 아주 좋은 날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저런 조건들이

딱 들어맞는 날,

순조로운 날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만나거나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아야한다.

 

최적의 날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바람이 없는 날,

강풍이 부는 날.

 

오늘은 아니라며 실망하지 않고

내일은 연날리기 최적의 날일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집으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