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의 계절
연초록의 계절
비가 온 뒤 세상이
한층 연초록으로 변했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칙칙했었던 겨울 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듯하다.
며칠 전 우연히
아주 작은 새싹을 발견하며
봄이 왔구나했었다.
쌀쌀한 느낌은 여전했었다.
아무리 큰 생각도,
아무리 큰 꿈도,
처음은 작고 초라하다.
작고 여린 새싹을 보면서
큰 욕심을 꿈꾼다.
변화는 보잘 것 없는
아주 작은 데서 출발한다.
시작이요, 첫걸음이다.
하지만, 대단한 변화다.
봄을 찬미하는 수채화다.
겨우내 이렇게 녹색을 피우기 위해
노력을 했었나보다.
밑바탕이 없이는 될 일이 아니다.
저절로 녹색이 되겠는가.
무슨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가능한가.
모든 일에 노력이 빠진다면,
맛도 멋도 모른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얻어진다.
즐겁게 생각하면 그만인데,
순리대로 살면 되는데,
쓸데없이 어렵게 사는가싶다.
별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이다.
봄의 신비한 아름다움을 닮고 싶다.
슬그머니 친절해지고 너그러워진다.
찡그렸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봄꽃을 보니 자연 표정이 밝아진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봄이다.
자세히 설명은 못하지만
어떤 느낌인지 쉽게 안다.
세상이 연초록으로 바뀌듯
꽁꽁 얼었던 마음도 스르르 녹아
따스한 가슴이 된다.
봄의 연초록은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기쁨이며,
어려움을 참아낸 보람이다.
연초록 잎사귀에 앉은
영롱한 아침이슬이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어느새 사라지고
봄이 왔다는
기쁨과 희망이 차지한다.
아무쪼록
마음이 한결 가볍다.
따뜻함이 따스하다.
봄의 빛깔 연초록은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다.
활기를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