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의 계절

Peter-C 2021. 4. 23. 07:31

꽃의 계절

 

풀꽃

                                나 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빨간 꽃, 노란 꽃, 흰 꽃

사방팔방에 꽃들이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쁘다.

언뜻 봐도 귀엽다.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흔해빠져 그 아름다움을

소홀히 할까 염려가 된다.

 

여기도 꽃이 피어있고,

저기도 꽃이 피어있다.

 

담벼락에도,

개울가에도,

산책길에도,

산비탈에도,

나를 보란 듯이 피어있다.

 

세상이 온통 정겨워졌다.

사랑스러운 마음이 스멀거린다.

 

봄바람도,

봄볕도,

질세라 덤벼든다.

 

새들도 덩달아 지저귄다.

발밑에 벌레들도 바삐 꿈틀댄다.

 

온기가 널리 퍼져있다.

마음까지 예뻐지는 느낌이다.

 

삭막했던 빛이 오간데 없다.

겨울 빛이 완연히 사라졌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기쁜 일이다.

좋은 일이 있으려나보다.

 

여태껏 내 곁에 있었는지,

어디서 왔는지,

삼라만상이 몽땅 새롭다.

 

삭막하고 험악했던 기운은 사라지고

신선하고 산뜻한 새로운 기분이다.

경이로움이요, 신비로움이다.

 

세상 사람들의 돈과 권력이

이 봄날의 신비에 비할까.

행복감이다.

 

이 봄날의 환희를

모르고 산 세월이

아까워 죽겠다.

 

이 봄꽃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디 시인과 화가들뿐이겠는가.

나도 질세라 빠질 수 없다.

 

낡고 하찮은 매일의 일상들이

새로워진 느낌이다.

 

우울과 지루함은 가고,

풀꽃들의 용기가

내게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