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조성태 장군, 하면 기억나는 일

Peter-C 2021. 8. 17. 06:33

조성태 장군, 하면 기억나는 일

 

Asian Game이 있었던 1986년 가을쯤,

나는 2군 전산실장이었다.

 

아침 처장(조성태 준장) 회의가 있었다.

간호사관학교에서 입학시험 채점

전산처리를 의뢰해 와

지원하겠다고 보고를 했다.

 

처장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누구 맘대로 해,

전산실에 할 일 많잖아?”

 

작년에도 지원했고,

처리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돼,

어렵지 않습니다.”

 

시끄러!”

알겠습니다. 간호사관학교에

지원을 못 한다고 통보하겠습니다.”

 

전산실로 내려와,

간호사관학교 입학채점 지원을 중지시켰다.

이유는 간단했다.

육군본부에 보고해야 할 업무가

많고 급하기 때문이라는 변명이다.

 

오후가 되니

참모장실에서 나를 찾는다는 전갈이다.

 

참모장실에 들어가니

조성태 처장은 누가 보아도

억지스러운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고,

간호사관학교 교장 (여군 대령)

누가 보아도 화가 잔뜩 나서

견디기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참모장 J 소장은 능글거리며,

이 상황을 몹시 즐기는 듯 보였다.

 

참모장님이 내게 묻는다.

전산실장, 요즘 그렇게 바빠?”

, 요즘 매일 철야 작업입니다.”

 

처장, 어떻게 해야 해?”

제가 육군본부에 전화를 해 좀 늦추겠습니다.”

 

최 실장! 입학시험 채점은 대민관계업무니 만큼

이상 없이 처리 지원토록 해!”

참모장님의 단호하고 지엄한 지시였다.

, 알겠습니다!”

나도 강한 어조로 대답하고

참모장실을 도망치듯 나왔다.

 

처장, 과장들에게 소문은 금방 퍼졌고,

며칠 후, 나는 내막을 알게 되었다.

 

당시 군사령부 영내에는 체력단련장

6홀짜리 골프장이 있었다.

 

군사령관의 골프팀은

대개 경북도지사, 안기부 경북지부장,

그리고 간호사관학교 교장이었다.

 

골프장에서 당연히

참모장, 처장, 과장들과 만나면

인사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간호사관학교 교장의 태도가

가끔 입에 오르내린 모양이다.

 

조성태 처장이 J 참모장에게

한 건을 제대로 상납한 꼴이다.

 

어찌 그리

머리가 순간적으로 잘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