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이야기
수필 이야기
내가 읽는 책은 주로 수필집이다.
도서관에는 수필집 Corner가 따로 있다.
수필은 읽기에 부담이 적다.
읽다가 싫어지면
다음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이해하기가 쉽고,
쉽게 공감한다.
수필에 대한 이론적, 학문적 언급은
내 실력으론 어림없다.
정민 교수의 산문집
<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에서
수필 이야기를 만났다.
흥미로운 부분을 적어본다.
피천득 선생은 영문학,
윤오영 선생은 한학을 각각 공부하셨지만
우리나라 수필의 기축(基軸)을 함께 열었단다.
두 분은 어렸을 적부터 단짝 동무였다.
“수필은 청자연적이요,
난이요 학이요, 청초한 여인”이라 했고, <피천득>
“소설은 밤(栗)에, 詩를 복숭아(桃)에 비유한다면
수필은 곶감(乾柿)에 비유될 것이다” <윤오영>
“수필의 묘는
문제를 제기하되 소설적 주제가 아니요,
감정을 나타내되 시적 image가 아니요,
놀과도 같이 아련한 mood에 싸인
신비로운 정서에 있는 것이다.” <윤오영>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않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피천득>
“피천득은 수필이 개성과 mood로 누에가 실을 뽑듯
자연스레 쓰지만, 향기를 지닌 차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윤오영은 문장기(文章氣)를 버리고
껍질을 깎아 시득시득 말릴 때
곶감의 표면에 하얗게 내려앉은 분꽃 같은
시설(柹雪)이 수필이라 했다.
그 역시 신비로운 놀과 같은 Mood를 강조했다.” <정민>
“윤오영은 간결, 평이, 정밀, 솔직을
표현의 네 기준으로 들었다.
글은 짧고 뜻은 길어야 함축과 여운이 깃든다.
피천득은 돌올(突兀 : 높이 솟아 우뚝하다)한 서두,
진솔(眞率)의 정미(情味), 간소(簡素)한 유머,
절제된 마무리, 이 네 가지를 꼽았다.” <정민>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을 위하여
글을 써 왔다.” <피천득>
수년 동안,
도서관에서 수필집만 대출해서 읽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