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필 이야기

Peter-C 2022. 1. 11. 06:27

수필 이야기

 

내가 읽는 책은 주로 수필집이다.

도서관에는 수필집 Corner가 따로 있다.

 

수필은 읽기에 부담이 적다.

읽다가 싫어지면

다음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이해하기가 쉽고,

쉽게 공감한다.

 

수필에 대한 이론적, 학문적 언급은

내 실력으론 어림없다.

 

정민 교수의 산문집

<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에서

수필 이야기를 만났다.

흥미로운 부분을 적어본다.

 

피천득 선생은 영문학,

윤오영 선생은 한학을 각각 공부하셨지만

우리나라 수필의 기축(基軸)을 함께 열었단다.

두 분은 어렸을 적부터 단짝 동무였다.

 

수필은 청자연적이요,

난이요 학이요, 청초한 여인이라 했고, <피천득>

 

소설은 밤(), 를 복숭아()에 비유한다면

수필은 곶감(乾柿)에 비유될 것이다” <윤오영>

 

수필의 묘는

문제를 제기하되 소설적 주제가 아니요,

감정을 나타내되 시적 image가 아니요,

놀과도 같이 아련한 mood에 싸인

신비로운 정서에 있는 것이다.” <윤오영>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않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피천득>

 

피천득은 수필이 개성과 mood로 누에가 실을 뽑듯

자연스레 쓰지만, 향기를 지닌 차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윤오영은 문장기(文章氣)를 버리고

껍질을 깎아 시득시득 말릴 때

곶감의 표면에 하얗게 내려앉은 분꽃 같은

시설(柹雪)이 수필이라 했다.

그 역시 신비로운 놀과 같은 Mood를 강조했다.” <정민>

 

윤오영은 간결, 평이, 정밀, 솔직을

표현의 네 기준으로 들었다.

글은 짧고 뜻은 길어야 함축과 여운이 깃든다.

 

피천득은 돌올(突兀 : 높이 솟아 우뚝하다)한 서두,

진솔(眞率)의 정미(情味), 간소(簡素)한 유머,

절제된 마무리, 이 네 가지를 꼽았다.” <정민>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을 위하여

글을 써 왔다.” <피천득>

 

수년 동안,

도서관에서 수필집만 대출해서 읽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