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 익고 있는지?

Peter-C 2022. 1. 20. 06:42

잘 익고 있는지?

 

노랫말에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간다고 했다.

 

잘 익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얼굴 모양도, 색도, 피부도,

완연한 노인이다.

생소하게 느껴진다.

 

언제 이렇게 세월이 갔는지,

꿈만 같다.

 

팽팽했던 얼굴은 언제 없어졌는지,

목 부분이 유난히 쭈글쭈글하다.

어제보다 더한 오늘이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웃는 일이

옛날처럼 많지 않다.

 

밥을 먹을 때도

화기애애한 모습보다는

심각한 얼굴을 한 것 같다.

 

억지로 근엄한 태도를 지어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있지는 않나 싶다.

 

좋은 그림에는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이 아름답다.

친근감과 사랑이 넘치는

인자한 모습의 할아버지다.

무서운 기색이 없다.

어색한 구석이 없이 자연스럽다.

 

잘 늙고 있는가?

제대로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

밝고 맑은 마음인가?

 

아침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잘 익고 있는지,

그 얼굴에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