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차스러운 노년의 삶

Peter-C 2022. 4. 30. 06:06

구차스러운 노년의 삶

 

어느덧 내 주변의 물건들은

모두가 노년용이다.

 

내무생활하듯 그때그때

정리한다고 하는데도

깔끔하지가 못하다.

 

방에서 노인 냄새가 난다고 할까 봐

내 딴에는 주의 또 주의다.

 

옷을 입을 때나 벗을 때

의자나 침대에 걸쳐 앉아서 한다.

화장실에서도 넘어질라

조심 또 조심이다.

 

무거운 물건을 집어 올릴 때도

허리가 삐끗할라

천천히 주의를 돌아본다.

 

허리를 숙여 조금 힘든 일을 할라치면

현기증을 느껴 기분이 몹시 언짢다.

 

PC, 핸드폰, TV, 책 등을

쉴 새 없이 보니

눈이 금방 피로를 느낀다.

 

모든 일에 무리하지 말자며

귀찮은 일은 하지 않는다.

 

음식도 맛보다는

몸에 좋은지 해로운지를 먼저 따진다.

신 토마토, 시뻘건 Beet Juice

몸서리치지만 몸에 좋다니

억지로라도 먹는다.

 

과식을 피하고 언제부터인가 小食이다.

오래 씹어 삼키려 애를 쓴다.

 

화려하고 자랑스러운 추억은

잘 떠오르지 않고

창피스러운 실수,

잃어버리고 싶은 기억은

집요하게 따라붙어 괴롭힌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은

금과옥조(金科玉條).

근력운동과 함께 열심히 한다.

 

무엇보다도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분통이 터질 때

영락없는 노인네다.

 

입으로는 비판과 비난이 넘치지만,

행동으론 아무런 조치를 할 수가 없으니

불만이 가득한 불평꾼이 되어버린다.

 

나는 세상 살 만큼 다 살았지만,

젊은이들이 걱정된다는 것인데,

그들은 눈 하나 껌벅거리지 않는다.

 

어차피 구차한 노년의 삶이지만,

내 삶이나 바르게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