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먼저 간 동기들을 생각하며

Peter-C 2022. 6. 3. 06:47

먼저 간 동기들을 생각하며

 

매년 이맘때 현충원에서

먼저 간 동기들을 찾는 행사를 한다.

 

매년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올해는 내성 발톱 때문에 불참했다.

 

집에서 그들의 사진을 보면서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봤다.

 

어느 동기는 아주 가까이 지냈고,

어느 동기는 졸업 후 만난 기억이 없기도 하다.

 

어느 동기는 데면데면한 사이기도 하고,

어느 동기는 친형제처럼 지내기도 한 사이였다.

 

어느 동기는 내 속내를 잘 아는 듯했고,

어느 동기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듯했었다.

그렇다고 섭섭한 마음은 없다.

 

자주 만나고 지냈건, 드물게 만났건

동기생이라는 생각과 마음을 잊은 적 없기에,

반평생을 같이 지낸 사이다.

 

내가 혹 섭섭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내가 혹 도도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본의 아니게 실수라도 했을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두려운 건

잘난 체를 했거나,

무시하는 언행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겁나는 건

그는 나를 친하다고 여겼었는데

나는 그를 형식적으로만 대하지는 않았는지.

살갑게 대하지 못한 후회다.

 

그들이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살라고 할까?

 

책망할까?

칭찬할까?

 

그들이 하늘에서 실망하지 않도록

제대로 똑바로 살아야 한다.

 

천국에서 그들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