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경을 칠”
Peter-C
2022. 7. 10. 06:39
“경을 칠”
“땀을 낼”
“경을 칠”
“이런 맹추”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자주 듣던 욕설(?)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들으시다가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 못마땅하면
어김없이 한마디 하시는 말씀이었다.
찰지고 정겹게 느껴지며,
정겨움이 그리워진다.
“경(黥)”은 봉건시대 도둑에게 가하던
형벌의 한 가지로서,
죄인의 이마나 팔뚝 따위에
죄명을 먹줄로 써넣은 것을 말한다.
“경이라는 형벌을 당할 만큼
괘씸하고 막되다”라는 뜻이란다.
“염병을 앓으면서도
땀도 못 내고 죽을 놈”이라는 뜻.
“맹추”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행동 따위가 흐릿한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란다.
점잖은 얼굴의 어른이
내 뱉은 한마디 욕설 때문에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요즘은 그 뜻을 잘 모르는
재치어린 신조어들이 쏟아진다.
자주 쓰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다.
말도 쓰지 않으면
늙어버리고 사라지는 모양이다.
에둘러 하는 표현,
아련한 서울 사투리,
옛날 어른들이 자주 쓰던 용어들은
이제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다.
어렸을 적에 어른들이 잘 쓰던 말투가
나도 모르게 간혹 튀어나온다.
그리운 아버지!
보고 싶은 어머니!
그 말투가 귓가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