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이름 짓기

Peter-C 2022. 12. 10. 07:33

이름 짓기

 

한글 아파트 이름을

영어 아파트 이름으로 변경했다는

길거리 현수막이다.

 

광교호반마을 22단지

광교 모아엘가 레이크 뷰.

 

시골에 사는 시어머니가

서울에 사는 아들집을 찾아오기

힘들게, 발음도 하기 힘든

외국어 이름으로 했다는 우스갯소리다.

 

요즘 아이들 이름은

귀엽고 고상하고 예쁜 이름들이 많다.

한자로 표기도 못하는 순수 우리말도 많다.

 

상가들의 간판도 지저분하고 어지럽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외국어가 많다.

 

대형마트에 진열대에 놓여있는 상품들을 보면

제품 이름들 역시 뜻 모르는 외국어가 많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이란 말도 있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이름보다.

서툴고 어색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한 한글을 두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외국어 이름이라니,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의 마음이 어떨까.

 

발음도 어렵고, 뜻도 모르니

두 번 세 번 말해야

그때서야 알아듣는다.

 

난잡하고, 천박함이

스스로 이름으로부터 느껴져

안타깝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겠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했겠지만,

 

부르면 정이 가고,

이름만 들어도 무엇인지 짐작이 가는,

한번 들으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마음이 즐거워지는,

한번 다시 보게 되는 이름,

그런 이름을 찾기가

그렇게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