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동짓날에

Peter-C 2022. 12. 23. 08:24

동짓날에

 

땅바닥은 눈으로 덮이고,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은

추위에 떨고 있다.

 

바람마저 차갑다.

강추위라며 안전Msg가 바쁘다.

 

푸른 소나무는 독야청청(獨也靑靑)이다.

흰 눈밭이 더욱 받쳐준다.

 

나무사이로 새들이 짹짹거리며

시끄럽게 장난하듯 날아다니던

모습과는 달리 추위와 싸우며

안쓰럽게 먹이를 찾는다.

 

꽃도 열매도 없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가

추위에 떨고 있다.

 

벌레들은 땅속 깊이 숨어

봄을 기다린다.

 

양지바른 쪽의 눈은 조금 녹았지만,

그늘진 곳의 눈은 살아있다.

 

길거리의 간판도 자동차도

사람도 추위에 잔뜩 긴장된 모습이나,

아파트 정문의 X-Mas Tree를 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뭇가지 끝에 새집은

가볍게 흔들거리며

찬바람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새들은 자유롭다.

마음껏 날아다닌다.

 

하늘 높이 날다가

나무와 나무 사이로,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로,

제 마음대로다.

 

여유롭게 흘러가는 구름이

부러운 듯 내려다보고 있다.

 

낯 길이가 가장 짧고

밤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설치던 악귀는

팥죽이 무서워 달아난단다.

 

팥죽의 새알심을 비비면서

어머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잠시 찡한 마음이다.

 

팥죽 먹는 것으로

새해맞이가 시작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