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 속을 걷다

Peter-C 2023. 4. 4. 07:29

봄 속을 걷다

 

매년 봄을 맞이하지만

금년 봄은 더욱 새롭다.

 

금년 봄의 새싹들은

더욱 신비롭다.

바람도 유난히 덜 차갑다.

 

나 좀 보란 듯이 핀 목련이

벌써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아파트 정원의 벗 꽃도

처음 보듯 그림 같다.

 

하얀 벗 꽃이 눈송이처럼

날리며 쌓이고 있다.

 

개나리는 새봄이 왔다고

경쟁적으로 아우성이다.

 

뒷동산 숲길에 잔디가

수줍은 듯 머리를 살짝 내밀었다.

 

오솔길 계단 사이사이

들풀들이 어느새 제법 크게 자랐다.

 

산속에 드문드문 진달래가

고개를 내밀며 봄을 알린다.

 

먼 산과 가까운 동산은

수채화처럼 연초록이다.

 

창밖 멀리 보이는 높은 건물도

질 새라 새봄을 맞이한다.

 

세상도 새봄을 맞이하듯

새나라가 되었다.

 

법치와 상식이

죽었던 나뭇가지에서

새싹 돋듯 살아난다.

 

부패한자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을 대신하여

착한 무리들이 소생(蘇生)하고 있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 봄이

오는 듯 가버리고

더운 여름이 성급하게 닥쳐올라

왠지 애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