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산책은
Peter-C
2023. 9. 3. 06:55
나의 산책은
매일 산책한다.
산책은 걷는 일, 걷기운동이다.
“걷기운동”이라는 표현보다
“산책한다.”는 말이 더 고상한 느낌이다.
산책은 등산과 다르고,
답사나 기행과도 다르며,
더구나 행군과도 다르다.
산책하는 일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달성 목표가 없으니
잘 한다 못한다는 평가도 없다.
산책은 부담감이 적다.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
신선한 공기,
계절의 흐름,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한다.
아침 산책은 건강해 보이고,
점심 산책은 다정함이요,
저녁 산책은 여유로움이다.
부드러움도, 사랑스러움도
산책길에 늘 동행한다.
빠른 걸음으로 걷지 않아도 되고
느릿느릿 걸어도 괜찮다.
들꽃을 들여다봐도 좋고
먼 곳의 아파트를 쳐다봐도 좋다.
하늘을 쳐다보다가
흘러가는 구름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땅바닥을 보며
바쁘게 기어가는 개미의
부지런한 삶도 본다.
산책은 나만의 은밀한 시간이다.
산책길에 나서면
나만의 비밀들이 하나 둘 솟아난다.
걸으면서 사색보다는
오만 가지 생각을 다 한다.
달콤한 과거를
쌉쌀하게 되짚는 시간이 많다.
나의 내면의 어둠과도 싸우는
어지러운 머릿속이 밝게 정리된다.
산책하는 동안
육신과 영혼을
소소하게 점검하고,
반성하며, 다짐도 한다.
조금이라도 정돈이 되고,
약간이라도 성숙해지는 느낌이다.
걸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요,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