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 가을엔

Peter-C 2023. 10. 26. 07:21

이 가을엔

 

하늘이 높아가는 만큼

마음은 깊어만 간다.

 

외로움이 어울리고

그리움이 몰려온다.

 

세월의 흐름이 빠르니

계절의 변화도 빠르다.

 

서늘한 가을향기에 젖어

따뜻한 대추차를 마신다.

 

생각이 많아지고,

기분이 무거워진다.

 

꽃이 지고 피듯

잎도 죽고 떨어진다.

 

단풍이 화려하고

낙엽도 아름답다.

 

친구가 보고 싶어지고

동무가 그리워진다.

 

아버지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어머니 살내음이 코끝에 맴돈다.

 

지겨운 장마도 견뎠는데

외롭고 쓸쓸함 쯤이야.

 

슬픈 일은 떠나가고

기쁜 일은 쫓아오라.

 

아까운 세월은 도망가고

지겨운 추억은 멀어진다.

 

여름의 흔적은 사라지고

겨울의 추위는 다가온다.

 

꽃밭 길에서 다짐했었고

낙엽 길에선 안타까워했다.

 

뒤를 돌아보면 아쉬움만 남고

앞을 바라보면 두려움이 있다.

 

삶은 견뎌내는 것

삶은 살아지는 것.

 

세련된 단풍나무를 보며

그윽한 가을향취에 빠진다.

 

이 가을엔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