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삶의 봉우리

Peter-C 2024. 3. 19. 07:06

삶의 봉우리

 

한때 산행을 무척 즐겼었다.

당일치기로 매주 다녔었다.

서울근교 산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다.

 

사계절 변화도 만끽했었고,

절경이라며 감탄과 감동도 했었다.

 

산 정상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내 글 솜씨로는 태부족이다.

 

산 정상에 올라섰다는 성취감,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겼다는 자신감,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만족감,

싸온 간식을 먹는 행복감,

이루다 표현하기가 정말 힘들다.

 

삶에도 산봉우리가 있었다.

삶도 산행 같았다.

 

정상에 올라서면

또 다른 봉우리가 보였다.

깔딱 고개를 숨을 허덕거리며

넘고 또 넘었다.

 

제철 꽃들이 핀 평탄한 꽃길도 있었지만

비탈길에서 암벽도 절벽도 만났었다.

 

삶에도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르막도 내리막도,

암벽도 절벽도 있었다.

 

산행을 함께한 일행으로부터

격려와 위로는 힘이 되어주어

목적지에 다다랄 수 있었다.

 

삶에도 고통도 아픔도

기쁨도 즐거움도 있었다.

 

꼭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좋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다면

목을 축이며 땀을 씻는 것처럼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았다.

 

이제 마지막 산봉우리를 향해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고 있다.

 

정상을 향해 매진(邁進)하는 것도 좋지만

오르는 도중 순간순간의 소중함도 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힘들지만

잠시 쉬면서 만나는

 

계곡 바람의 시원함,

멋진 풍경과 정겨운 새소리,

함께하는 동료의 소중한 인연들,

힘겨웠던 고비들은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삶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과정도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