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뒷산 나무숲길에서
Peter-C
2024. 6. 30. 07:40
뒷산 나무숲길에서
오후4시, 산책을 겸해 연을 날리려
뒷산으로 해서 호수공원으로 넘어간다.
걷기운동이 주목적이지만
쓸데없는 생각들을 정리한다.
가는 길에는 나무들이 줄지어있다.
자연적으로 자리를 잡은 나무도 있고,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들도 있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불평도 탓도 없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면 그만이다.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남의 탓, 세상 탓을 안 할까?
하늘에게만 맡기나?
마음이 차가울 때도,
마음이 따뜻할 때도 있을까?
거친 비바람이 몰아치면 귀찮을 텐데
싫은 표정이 없다.
중심을 꽉 잡고 있다.
든든하다.
늘 평온하다.
변함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을 유지한다.
사람들에게 평온함을 보여준다.
바람이 불면 나무는 노래를 한다.
바람이 없는 날은 고요하다.
갑작스런 새소리에 화들짝 놀랜다.
숲속의 평온함이 부서진다.
이내 귀에 익숙해진다.
고요한 날의 나무는
내게 어디를 가느냐고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바람이 약간 있는 날이 좋다.
나뭇잎들이 반짝거리며
나를 반기는 듯하다.
나무들은 내 속을 빤히 아는 듯하다.
이미 알고 있다는 표정이다.
동정(同情)과 위로가 느껴진다.
숲속으로 내가 지나가지만
바람도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어느 작가는
“숲에서는 사람도 나무가 된다.”고 했다.
나무로 되어보듯,
새도 되어보고,
구름도, 바람도, 햇살도 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