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밑반찬

Peter-C 2024. 8. 29. 05:55

밑반찬

 

간장게장을 담근다고

부엌이 부산하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들린다.

 

이제 나이가 있어

조금만 과로하면

몸살이라도 날까 걱정된다.

 

나는 음식에 대해

철학이나 조예가 깊지 않다.

 

입은 까다롭지 않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반찬투정을 한 적이 없다.

김치찌개와 매운탕을 특히 좋아한다.

미역국에 김치만 있어도 만족한다.

 

가끔 냉장고에서 빈둥대는 밑반찬들과

김을 부셔서 얼기설기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과 함께

비벼서 먹기를 좋아한다.

 

한식은 13찬이라지만

밑반찬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밑반찬이 많으면 풍성해서 좋다.

 

한정식 음식점에 가면

밑반찬이 그득하다.

호남지방에 가면

밑반찬이 이층으로 올려놓는다.

 

맛있다고 더 달라면 더 준다.

밑반찬 인심이 후하다.

 

밥 한 숟가락 먹고

반찬은 이것저것 여러 가지 먹는다.

 

생선조림, 나물무침, 멸치볶음,

한 가지씩만 해도

임금님 수라상이 따로 없다.

오징어채나 무생채가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여름날에 오이지도 입맛을 당기게 하고,

열무김치 비빔밥이나 비빔국수도 좋다.

 

무짠지, 콩자반, 무말랭이, 장아찌 등

학교 다닐 적에 먹던 도시락 반찬이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입맛도 변한다지만

옛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