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갑자기 생각이 안 나?”
Peter-C
2024. 9. 28. 07:37
“갑자기 생각이 안 나?”
동기생 웃는 얼굴이 생생하고,
운동도 같이 한 기억도 아른거리는데,
갑자기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거 뭐였더라, 그거 있잖아.”
입에서 금방 튀어 나올 뜻한 단어인데
그 말이 얼른 뱉어지지가 않는다.
말하는 사람도 답답하고
듣고 있는 사람도 답답하다.
젊었을 적에 같이 근무를 했었던
후배 이름이 생각이 안 나
하루 종일 머리에서만 맴돌아
끙끙거리다가 잠자리에서야 생각이 났다.
“왜 있잖아. 그 영화의 주인공.”
“그 배우 이름이 뭐였더라?”
“남자? 여자?”
아예 거론을 하지 말던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나뿐만 아니라
내 나이 또래들에게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언제부터인가를 모르게
갑자기 기억력이 뚝 떨어졌다.
멋쩍으니 치매 초기 증상이 아닐까
너스레를 떤다.
가득이나 잘 하지 못하는
말하는 능력도
급격히 저하된 느낌이다.
말 더듬지 않기 위해
아침에 기도문을 읊조린다.
말하기 아침준비운동이다,
그것도 모자라
흔히 쓰는 영어 단문들을
A4 용지 31장에 적어
매일 한 장씩 읽는다.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