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할아버지 역할
Peter-C
2024. 12. 3. 08:06
할아버지 역할
할아버지는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직 아니다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식이 결혼해서 손녀가 생기니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가 됐다.
할아버지는 어떠해야 하나?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연습도, 훈련도 당연히 없었다.
손녀가 아기 시절엔 할아버지는
그저 웃어만 주면 됐었다.
말을 배우고 시작하니
말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신기했다.
상황에 적합한 단어선택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말을 제법하고
어린이집에 다니니
할아버지인 내가 말이 궁색해졌다.
손녀 눈높이로 대화를 하자니
무척이나 어렵다.
밥 먹었느냐고 물으면
할머니가 물었는데
할아버지가 또 묻는 다고 귀찮아한다.
초등학생이 되니
대화가 더욱 힘들어졌다.
공부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고,
선생님, 부모 말씀 잘 따르라는 말도,
친구 잘 사귀라는 조언도
맥이 빠지는 공자말씀이다.
할아버지 노릇이
쉬운 일이 아니다.
가득이나 말주변이 없는데다가
손녀 눈높이에 맞추기가 어렵다.
상대적으로 손녀의 대화솜씨는
보통이 아니다.
날로 발전하고 있으니
나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