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말주변

Peter-C 2019. 11. 29. 09:35

말주변

양지IC 근처 전원마을에 사시는 우리 형.
나보다 세 살 위지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어
우리 칠남매 가족의 제일 어른이다.

요즘 형님께서 몸이 몹시 쇠약해지셨다.
젊었을 때 그 패기는 모두 어디로 도망갔는지?
바깥출입도 어려워하고
무엇보다 숨이 가쁘고 답답하다고 하신다.

가끔 안부전화를 하는데
형도 나도 말주변머리가 없어
대화내용이 별로 없다.

“말을 잘 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른 말이다.

전자는 말솜씨가 있는 것이고
후자는 내 진심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진솔하게 말을 잘 하려면
감정이나 마음부터 진솔해야한다.

솜씨 중에 으뜸이 말솜씨란다.
감정 그대로,
생각 그대로,
살아온 그대로,
진솔하게 잘 말하는 솜씨여야 한다.

거짓이 있으면
마음을 닫은 상태이기에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다.

잘 말하려면
우선 남의 말을 잘 경청해야한다.
맞장구를 잘 해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

간혹 Humor와 Wit가 있으면
더욱 좋은데 내겐 그게 어렵다.

때때로 남의 말을 흘려들을 줄도 알아야한다.
단순한 험담, 사소한 비판, 잘못된 조언,
실없는 농담 등에 순간적으로 발끈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남의 말을 흘려듣지 못하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탓에 상대에게 말려들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여
Yes Man 노릇을 한 것이 아닌가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좋은 의견은 잘 받아들이고,
나쁜 의견은 그것이 왜 나쁜 의견인지,
의견의 발안자와 의견을 듣는 자기 자신에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훌륭한 경청의 자세인 것이란다.

같은 말도 어떤 사람에게는 욕으로 들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친근한 애정표현으로 들린다.
욕이었는데 애정표현으로 듣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애정 표현을 욕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곤란하다.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거침없이, 곧이곧대로
명확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있다.
당당한 사람만 가능한 일이다.

단도직입적인 것은 단순함이다.
머뭇거림은 복잡함이다.
명확하게 전달해야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생각 없이 툭 던지는 말과 너무 많은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어
후회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혀를 잘 다스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적절히 가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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