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L
L은 나의 고교 동창이며 절친이다.
그는 I 공대를 졸업하고
일본 D 대학 공학박사를 취득,
귀국하여 대구 K 대학에서 교수로
젊음을 보냈다.
그가 몇 년 전에
치매 끼가 있다고 진단을 받았다.
어느 날 갑자기 동네에서
집을 못 찾고 헤맸단다.
식구들의 전화번호도 못 찾아
한참을 헤맸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본인도 이상함을 감지했단다.
말하는 것에서는 이상함을 못 느끼지만
공간개념, 지역 방향감각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가 갑자기 서울행
고속철도를 탔다는 전갈이다.
그에게 즉시 전화를 걸었다.
동탄에서 하차,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수서역으로 오라고 했다.
마침, 또 다른 고교 동창, 절친 G와
수서역에서 만나
점심을 하자는 약속이 있었다.
극적으로 수서역에서
세 이서 만남이 이루어졌다.
L은 나와 G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말을 했다.
말하는 태도나 모습은 그럴싸하지만,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대화 안으로 끌어드리려 애를 썼다.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
대구행 SRT에 태웠다.
집에서 식구들이 얼마나 걱정할까?
저녁 6시쯤 집에 잘 도착했다고 기별이 왔다.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