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다.
장마란다.
찔끔찔끔 비가 온다.
이도저도 아니다.
소나기가 시원스럽게 왔으면 좋겠다.
나무숲은 짙푸르다.
푸르름의 절정이다.
녹색은 안전감을 준다.
편안함이다.
보기만 해도 좋다.
바람결에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새들이 지저귀며 놀고 있다.
한가롭게 느껴진다.
여유롭다.
일 년의 반이 지나갔고
일 년의 반의 시작이다.
일 년의 한 가운데다.
지난 6개월 동안 뭘 했나?
서둘러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다급해진다.
7월에는
눅눅한 빨래 같은
슬픔과 아픔을
소나기와 함께 씻어버리고 싶다.
빨갱이 나라가 되는 공포,
자원부국에서 빈국이 된 나라처럼 되는 걱정,
경제, 정치, 안보 불안,
평화로 위장된 사악함,
빗물과 함께 떠내려가기를 기원한다.
7월은
열무김치와
오이지와
오이냉국과 함께
어머니가 생각난다.
엄마가 그립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와 휴가철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매일 휴가다.
시원함과 선선함도 잠시뿐,
후덥지근한 기분이 싫다.
미지근한 물에 몸을 씻으면
뽀송뽀송한 기분이 좋다.
기분전환 수단이 있다는 것이
곧 행복이다.
정말 내게 반가운 건
윔블던 테니스대회다.
그래도
그런 즐거움이 한 가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절반의 시작이다.
새롭게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