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단체사진을 찍으면
꼭 한 두 사람은 눈을 감고 있다.
전체 단체사진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걸 방지하는 방법이 있다.
촬영자가 모두에게 눈을 감고 웃고 있으라한다.
“하나 둘 셋!”할 때
다 함께 눈을 뜬다.
웃는 체로.
모두들 웃는 얼굴의 기분 좋은 단체 사진이 된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촬영자가 단체사진을 찍을 때,
“내 얼굴은 내가!”하고 소리를 치면
모두 다 함께
“책임진다!”고 답한다.
이때 사진을 찍는다.
얼굴은 얼의 꼴이란다.
정신의 표정이란다.
표정이 아름답다는 건
살아온 삶이 아름답다는 말이다.
그의 삶이
그대로 얼굴에 새겨진다는 것이다.
착하고 선한 모습,
맑고 밝은 표정,
천진스러운 얼굴,
늘 웃는 얼굴,
부드럽고 친절한 태도.
신념이 가득한 표정,
무섭고 날카로운 얼굴,
얕잡아보는 표정,
표독스러운 얼굴,
화가 난 얼굴.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얼굴,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얼굴,
고집스러운 얼굴.
근엄하고 엄숙한 태도,
온화한 할아버지 얼굴,
인자한 할머니 얼굴.
지하철에서나,
신문방송에 나오는 얼굴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느낀다.
친근감인지,
거부감인지,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얼굴도 천진스러운데,
역시 말투도 순박하다.
표정은 호랑이상인데,
말투는 따사롭다.
얼굴은 곱상한데,
말투는 까칠하다.
선입견이 무섭다.
늦게라도 호감을 느끼면 좋겠다.
과연 난 어떤 얼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