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움의 괴로움
은퇴한 몸에다가
Corona Pandemic 때문에
여유로운 생활이다.
여유롭다는 것이
일정이 빡빡하지가 않고,
선택이 자유로운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마음은 무엇에 쫓기는 듯
넉넉하지 못하고
늘 조급하다.
여유로워 보이면 좋지만
나태하게 보이면 추하다.
“멍 때리기”는 힘없는 나약한 노인 모습이다.
“멍 때리기”는 흔히 정신이 나간 것처럼
한눈을 팔거나 넋을 잃은 상태를 말하는 신조어란다
뭔가를 해야 한다.
그것도 열심히.
재미있고 즐거우면 더욱 좋다.
보람되고 가치가 있다면 더더욱 좋다.
바쁜 척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듯 바지런을 떤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철철 넘친다.
나들이도,
점심 약속도,
저녁 술자리도
예전에 비하면
거의 없는 셈이다.
행동으로 옮기진 못해도
생각으로는
할 일이 태산이다.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도 많다.
궁리는 많지만
실천은 늘 뒷전이다.
이 핑계 저 핑계다.
이 일이
진정 가치가 있는가?
꼭 필요한 일인가?
옳은 일인가?
시간 낭비가 아닌가?
쓸데없는 일은 아닌지?
멋쩍거나
특별하게 할 일이 없으면
핸드폰으로 눈과 손이 간다.
유튜브에 재미와 흥미를 찾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없는 순항이다.
유튜브에 혼을 빼앗기기 싫지만,
어쩌랴 쉽게 빠진다.
눈이 아파야 그만둔다.
허무함이 몰려온다.
유튜브에 함몰되지 않겠다고
그때마다 매번 다짐하지만
소용이 없다.
움직임이 덜하면
근육도 굳어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힘이 들어가면 피로가 느껴진다.
뭐든지 적절하고 적당해야 한다.
돈이 되든 안 되든
일거리가 있다는 건
분명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보람과 성취감이 느껴진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래었던 시절도 있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시간은 잘도 도망간다.
한가롭다는 것이
이렇게 괴로운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