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병
여러 사람들 앞에서
누가 나서서 나를 칭찬하면
나는 몸 둘 바를 몰라 쩔쩔맨다.
쑥스러워하는 정도가 아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얼버무리기 일쑤다.
당당하게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되는데
그걸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겸손도 예의도 아니다.
지난 새해맞이 모임에서
누가 나의 “보광잡기”에 대해
글이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깔끔하다고 칭찬을 해줬다.
내가 나서서 칭찬에 대한
답변 인사를 했어야했다.
“보광잡기”를 하게 된 배경,
글쓰기를 하면서 좋았었던 점 등을
자랑했어야했다.
무엇보다도 칭찬에 대한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겸손이 지나쳤다.
미숙함이요 못남이다.
어떤 친구는
칭찬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
부풀려 자랑을 한다.
내막을 잘 아는 사람은
뻔뻔스럽다고 할 것이며,
순진한 사람은 그대로 믿는다.
약간의 봉사나 도움을 줬다면
기회를 만들어 생색내기를 한다.
나는 종종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거나
말 할 때를 놓치고 후회를 한다.
고쳐야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