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일본 어느 학자의 말이다.
“소중하면서도 무서운 것이
음식입니다.
음식은 생명을 기르는 근본이며
평생의 길흉이 음식에서 비롯됩니다.
음식을 항상 절제하고
조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몇 일간을 혼자서 음식을 해결해야 했었다.
씻을 필요도 없이
껍질만 벗기면 되는 바나나 한 묶음,
오픈에 맛있게 구은 고구마 한 바구니,
Morning 빵 한 봉지,
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상하기 전에 먹어야한다.
햇반 한 상자,
밑반찬은 무말랭이, 깻잎장아찌,
명란 젓, 고추장아찌 등이 있다.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진수성찬(珍羞盛饌)이라 한들
혼자서 대충 차려 먹는 한 끼는
그저 살기 위해 먹는 행위에 불과하다.
생각 같아서는 내 나름대로
김치찌개도 매운탕도 끓여 먹고 싶지만,
막상 하려니 하기가 싫어진다.
라면을 먹을 때
냄비 뚜껑에 덜어 먹는 게
제 맛이라고 하지만,
포도주를 소주잔에 마시는 듯
제 맛을 느낄까.
뒤처리, 설거지가 두려워
대충 차려서 먹는 것보다는
제격을 갖추어 먹는 것도
음식의 제 맛을 즐기며 먹는 것도
음식에 대한 예의다.
음식은
햇볕이 근본적인 양념이지만,
무엇보다도 손맛, 정성이 양념이다.
어머니가 차려 준 밥상이
최고인 이유다.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흐르는
사람들과 같이 먹어야
제 맛을 느낀다.
식탐이 왕성했던 예전과 달리
조금이라도 과식을 했다하면
부담스럽다.
정성을 생각하는 맛과
건강을 챙기는 절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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